이동규 변호사의 기록DK-LAWYER.CO.KR
기업자문 · 작성 2023. 6. 5. · 갱신 2026. 11. 4.

지인과 동업할 때 계약서를 써야 하는 이유 : 민법상 조합과 분쟁의 현실

지인과 함께 사업을 하기로 한 약정은 원칙적으로 민법상 조합이 되어 세부 사항을 정하지 않으면 조합 법리가 적용됩니다. 친한 사이일수록 녹음도 메시지도 없어 분쟁 때 입증이 어려우므로, 출자·이익분배·탈퇴·청산 조건을 계약서에 자세히 적어야 합니다. 계약서 검토 비용은 돈을 지키는 투자입니다.

친척, 친구, 선배, 직장 동료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이 잘될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잘 안 될 때, 그리고 한쪽이 그만두고 싶을 때 생기는데, 그때 계약서가 없으면 법이 대신 정해 줍니다. 그 법이 무엇인지부터 보겠습니다.

1. 동업 약정은 원칙적으로 민법상 조합입니다

민법 제703조(조합의 의의) ① 조합은 2인 이상이 상호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② 전항의 출자는 금전 기타 재산 또는 노무로 할 수 있다.

둘 이상이 서로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면 조합이 됩니다. 돈뿐 아니라 노무 출자도 출자입니다. 따라서 지인과 사업을 같이 하기로 했는데 세부 사항을 정하지 않았다면 민법의 조합 규정이 적용됩니다. 이익 분배 비율, 업무 집행 방법, 탈퇴 시 지분 계산, 해산과 청산이 모두 민법 조문대로 가는 것입니다.

다만 "공동의 목적"만으로는 조합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공동의 목적 달성이라는 정도만으로는 조합의 성립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고 봅니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5140 판결). 지인과 시세 차익을 노리고 부동산을 2분의 1씩 사서 각자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게 했다면 공동사업 경영이 아니라 공유일 뿐입니다. 반대로 같은 부동산을 샀더라도 내부적으로 동업체 재산으로 귀속시키고 전원의 의사로 처분하여 이익을 나누기로 했다면 조합입니다. 사안에 따라 조합이 아니라 주식회사의 법리가 적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계약서가 없으면 벌어지는 일

사업이 풀리지 않거나 건강이나 개인 사정으로 한쪽이 계속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계약서가 없어 낭패를 보는 사건을 많이 봅니다. 민법에 조합 규정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갈등을 풀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증거입니다. 친한 사이일수록 통화 녹음도 없고 카카오톡이나 문자도 부실합니다. 구두로 "이익은 반반", "네가 나가면 투자금은 돌려준다"고 했어도 입증이 안 되어 민사소송에서 패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계약서는 만일을 대비하는 문서입니다. 친하다는 이유로 간단히 쓰면 문제가 생겼을 때 계약서로 해결도 안 되고 사이만 틀어집니다. 동업자와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꼼꼼하게 써야 합니다. 최소한 각자의 출자 내용과 평가액, 이익과 손실의 분배 비율, 업무 분담과 의사결정 방법, 급여와 경비 처리, 탈퇴·제명 사유와 지분 정산 방법, 경업금지, 해산과 청산 절차, 분쟁 해결 방법은 들어가야 합니다.

3. 계약서 검토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지인과 동업을 앞두고 있거나 상대방에게서 동업계약서 초안을 받았다면 서명 전에 검토를 받으십시오. 초기 검토에 드는 돈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금을 지키는 보험입니다. 분쟁이 생긴 뒤에 드는 변호사 비용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글쓴이 변호사 이동규 · 위솔브 법률사무소 파트너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형사, 교통사고·보험, 부동산·임대차 사건을 직접 맡아 처리하며, 사건에서 정리한 법률 쟁점을 이곳에 기록합니다.
원문은 네이버 블로그에 2023. 6. 5. 처음 올렸고, 이 글은 현행 법령·판례에 맞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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