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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작성 2023. 8. 16. · 갱신 2026. 11. 5.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뒤에도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할 수 있나 : 묵시적 갱신과의 차이, 대법원 2023다258672 판결

전세·월세 계약에서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법률상 명칭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갱신된 경우에도, 묵시적 갱신과 마찬가지로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됩니다. 대법원은 2024년 1월, 통지가 갱신된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도달했더라도 통지 도달일부터 3개월을 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은 한 차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된 임대차의 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그런데 갱신을 요구해 놓고 사정이 생겨 중간에 나가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2023년에 이 글을 처음 쓸 때는 하급심 판단이 엇갈려 있었는데, 2024년 1월 대법원이 정리했습니다.

1. 계약갱신요구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①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각 호 생략) ② 임차인은 제1항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 ④ 제1항에 따라 갱신되는 임대차의 해지에 관하여는 제6조의2를 준용한다.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2기의 차임 연체 등 법정 사유가 없으면 거절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2년 더"입니다.

2. 묵시적 갱신과의 차이

제6조의2(묵시적 갱신의 경우 계약의 해지) ① 제6조제1항에 따라 계약이 갱신된 경우 같은 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임대인이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을 통지하지 않으면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2년 갱신된 것으로 봅니다. 이것이 묵시적 갱신이고, 이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를 통지할 수 있으며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됩니다.

묵시적 갱신을 막으려면 임대인이 기간 안에 갱신 거절 또는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해야 합니다(제6조 제1항). 그렇다면 임대인이 "월세를 올려 달라"고만 했을 때도 이 통지로 볼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민법상 묵시적 갱신(민법 제639조)이 문제 된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묵시적 또는 조건부 이의가 있다고 보기 위해서는 더 이상 임대차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임대인의 의사를 객관적으로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한편 민법 제628조의 차임증액청구권은 임대차계약이 존속하고 있음을 전제로 행사하는 권리이므로, 임대인이 전 임대차기간 만료 후 차임증액청구권을 행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임대인이 더 이상 임대차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의사에 기하여 민법 제639조 제1항의 이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다315046 판결).

이 사건은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어 상가임대차법 대신 민법이 적용된 건물 임대차여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는 판결은 아닙니다. 그러나 "더 이상 계약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뜻이 객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한 묵시적 갱신을 막는 이의로 보지 않는다는 법원의 태도는 주택에서도 참고가 됩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막으려면 기간 안에 "조건을 바꾸지 않으면 갱신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통지해야 하고, 임차인은 단순한 증액 요청을 받았다고 계약이 끝났다고 단정할 일이 아닙니다.

3. 쟁점 : 갱신요구로 갱신된 임대차에도 같은가

제6조의3 제4항이 제6조의2를 "준용"하므로, 갱신요구권 행사로 갱신된 임대차에서도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할 수 있고 3개월 뒤 효력이 생긴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제6조의2가 "별도의 기간을 정함이 없이 갱신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보아,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면서 구체적인 기간을 정했다면 그 기간 동안은 해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글을 처음 쓸 때 소개한 판결입니다.

4. 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3다258672 판결

사안은 이렇습니다. 2019년 3월 10일부터 2021년 3월 9일까지인 임대차에서 임차인의 갱신요구가 2021년 1월 5일 임대인에게 도달했습니다. 임차인은 같은 달 28일 해지를 통지했고 통지는 29일 도달했으며, 4월 30일 집을 비웠습니다. 임대인은 갱신된 기간이 시작되는 3월 10일부터 3개월이 지난 6월 9일에 해지되었다고 보아 그때까지의 차임을 공제했고, 원심도 그렇게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파기환송했습니다.

갱신요구에 따라 임대차계약에 갱신의 효력이 발생한 경우 임차인은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계약의 해지통지를 할 수 있고, 해지통지 후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하며, 이는 해지통지가 갱신된 임대차기간이 개시되기 전에 임대인에게 도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두 가지가 확인되었습니다. 첫째, 갱신요구권 행사로 갱신된 임대차에서도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를 통지할 수 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의 제한적 해석은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3개월은 갱신된 기간이 시작되는 날이 아니라 해지통지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날부터 셉니다. 위 사건에서는 2021년 4월 29일에 해지되었으므로 그 뒤의 차임은 공제할 수 없습니다.

5. 실무에서의 정리

임차인 입장에서는, 갱신을 요구한 뒤 이사해야 할 사정이 생기면 내용증명 등 도달 시점이 확인되는 방법으로 해지를 통지하면 됩니다. 통지 도달일부터 3개월분 차임까지만 부담하고, 그 뒤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새 계약서를 쓰면서 "갱신 기간 2년, 중도해지 불가" 같은 특약을 넣자는 요구를 받았다면, 그 특약이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으로서 효력이 없을 가능성이 크지만(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 분쟁의 씨앗이 되므로 서명 전에 상담받으시기를 권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한 뒤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해지통지 도달일을 두고 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통지를 받은 날짜를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글쓴이 변호사 이동규 · 위솔브 법률사무소 파트너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형사, 교통사고·보험, 부동산·임대차 사건을 직접 맡아 처리하며, 사건에서 정리한 법률 쟁점을 이곳에 기록합니다.
원문은 네이버 블로그에 2023. 8. 16. 처음 올렸고, 이 글은 현행 법령·판례에 맞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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