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변호사의 기록DK-LAWYER.CO.KR
성범죄 · 작성 2023. 2. 20. · 갱신 2026. 11. 4.

강제추행,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가 될 수 있나 : 증거의 구조와 진술의 일관성

강제추행 사건은 CCTV 같은 객관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고, 그때는 피해자·증인의 진술이 증거가 됩니다. 피해자 진술만으로도 그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피고인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면 유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든 피의자든 첫 진술의 일관성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2017년 대전의 곰탕집에서 일어났다는 강제추행 사건은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가 나온다"는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사건에는 CCTV가 있었지만 신체를 만지는 장면은 찍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진술이 문제였습니다. 이 글은 그 구조를 설명합니다.

1. 강제추행죄의 규정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군형법 제92조의3은 군인 등에 대한 강제추행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만 정하고 있어 벌금형이 없습니다.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이 피해자인 경우에는 청소년성보호법과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이 무거워집니다. 폭행·협박의 정도에 관한 2023년 전원합의체 판례 변경은 별도의 글에서 다루었습니다.

2. 증거의 구조

형사재판에서 사실은 증거로 인정됩니다. 피고인이 자백하면 자백도 증거가 되지만, 자백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는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으므로(형사소송법 제310조) 보통 피해자 진술과 합쳐져 유죄의 증거가 됩니다.

피고인이 부인하는 경우, 신체를 만지는 장면이 찍힌 CCTV 같은 객관적 증거가 있으면 다툼의 여지가 없고 오히려 부인한 것이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문제는 객관적 증거가 없을 때입니다. 강제추행 유죄 판결문의 증거 요지를 보면 결국 피해자와 증인의 진술입니다. 증인마저 없다면 피해자의 진술만 남습니다.

이론상, 그리고 실제로도,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강제추행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경험하지 않고는 말하기 어려운 세부 묘사, 허위로 진술할 동기의 유무, 사건 직후의 행동 등으로 판단합니다. 곰탕집 사건의 2심 판결문도 피해자는 일관된 진술을 했고 피고인은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했다는 점을 유죄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3. 피해자에게도 피의자에게도 첫 진술이 중요합니다

피해자라면 사건 직후의 기억을 날짜·시간·장소·상황 순으로 적어 두고, 주변에 말한 내용과 메시지를 보관하며, 경찰 진술에서 추측과 경험을 구분해 말해야 합니다. 나중에 보태거나 바꾼 진술은 신빙성을 깎습니다.

피의자라면 "안 했다"는 말보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피해자 진술과 맞지 않는 객관적 사정(동선, 시간, 동석자, 결제 내역, 메시지)을 찾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첫 조사에서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을 단정적으로 말하면 그것이 "일관되지 못한 진술"이 되어 결정적으로 불리해집니다. 어느 쪽이든 혼자 고민하기보다 첫 조사 전에 짧은 상담이라도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글쓴이 변호사 이동규 · 위솔브 법률사무소 파트너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형사, 교통사고·보험, 부동산·임대차 사건을 직접 맡아 처리하며, 사건에서 정리한 법률 쟁점을 이곳에 기록합니다.
원문은 네이버 블로그에 2023. 2. 20. 처음 올렸고, 이 글은 현행 법령·판례에 맞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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