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변호사의 기록DK-LAWYER.CO.KR
형사절차 · 작성 2022. 11. 28. · 갱신 2026. 11. 4.

경찰에서 조사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면 : 날짜를 미루고, 고소장부터 확보하세요

경찰이 정한 조사 일정에 그대로 응할 의무는 없습니다. 담당 수사관과 일정을 조정하고, 정보공개청구로 고소장을 확보해 혐의 내용을 확인한 뒤 조사에 임해야 합니다. 2026년 10월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뀌었지만 경찰 조사 단계의 대응 요령은 같습니다.

전화가 옵니다. 받아 보니 어느 경찰서의 수사관이라고 합니다. 보이스피싱인가 의심이 들지만 이야기를 들어 보니 경찰이 맞습니다. 어떤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되었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경찰 전화를 받고 당황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당황한 채로 "언제 어디로 오라"는 말에 알겠다고 답하고, 그 날짜에 경찰서에 갑니다. 그러나 그 날짜에 꼭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1. 조사 일정은 조정할 수 있습니다

담당 수사관과 소통하면 조사 일정은 충분히 조정됩니다. 저는 일정을 최대한 뒤로 잡으시기를 권합니다. 조사를 회피하거나 시간을 끌기 위해서가 아니라,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고소 내용도 모른 채 경찰서에 가는 것은 무기 없이 맨몸으로 전장에 나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연락을 아예 받지 않거나 약속한 날짜에 이유 없이 나가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출석 불응이 반복되면 체포영장 청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일정을 미루더라도 수사관에게 사유를 말하고 새 날짜를 잡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2. 고소장부터 확보합니다

수사관에게 전화로 어떤 혐의인지 물어보아도 구체적인 답은 듣기 어렵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소장 자체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정보공개포털에서 해당 경찰서를 상대로 고소장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고소인의 개인정보 등을 가린 상태로 고소장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고소장을 받아 어떤 사실로 어떤 죄명으로 고소되었는지 확인한 뒤, 내 기억과 자료를 정리하고 조사에 임해야 합니다.

3. 변호인 없이 조사받을 수는 있지만

형사사건에서 변호인 선임이 의무는 아닙니다. 혼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더라도 고소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조사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여러 사건을 맡다 보면 의뢰인이 혼자 첫 조사를 받은 뒤 뒤늦게 찾아오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선임 후 피의자신문조서를 받아 검토하면 여러 실수가 보입니다. 기억이 불확실한데 단정적으로 답한 것, 묻지 않은 사실을 먼저 말한 것, 불리한 문서에 서명한 것입니다. 처음부터 대응했으면 쉽게 끝날 사건이 길고 괴로운 싸움이 되는 경우가 여기서 생깁니다. 피의자신문조서는 한 번 작성되면 바꾸기 어렵고 재판까지 따라갑니다.

4. 2026년 10월 이후 달라진 점

2026년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체제가 시행되었습니다. 그러나 고소장이 접수되어 경찰이 조사하는 첫 단계는 종전과 같습니다. 경찰 수사가 끝나면 사건은 공소청으로 송치되고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하며, 보완수사가 필요한 경우의 처리 주체가 일부 달라졌습니다. 피의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첫 조사 전에 혐의를 파악하고, 첫 진술을 신중하게 하는 것입니다.

경찰 조사는 전장에 나가는 일입니다.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준비해서 나가야 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으셨다면, 날짜를 정하기 전에 먼저 연락 주십시오.

글쓴이 변호사 이동규 · 위솔브 법률사무소 파트너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형사, 교통사고·보험, 부동산·임대차 사건을 직접 맡아 처리하며, 사건에서 정리한 법률 쟁점을 이곳에 기록합니다.
원문은 네이버 블로그에 2022. 11. 28. 처음 올렸고, 이 글은 현행 법령·판례에 맞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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