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는 다릅니다 : 요건, 2023년 개정, 그리고 2026년 대법원 판결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은 2021년 10월 21일 시행된 뒤 2023년 7월 큰 폭으로 개정되었고, 2026년에는 대법원이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한 판결을 내놓았으며, 법무부는 다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고소하는 쪽도 고소당한 쪽도 이 법의 구조를 알아야 하므로 처음부터 정리합니다.
1.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는 다릅니다
사전적 의미의 스토킹은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것"이지만 법은 더 구체적입니다.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행위"를 먼저 정의하고, 그것을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스토킹범죄"로 따로 정의합니다(제2조 제1호, 제2호). 형사처벌 대상은 스토킹범죄입니다. 1회의 스토킹행위는 범죄가 아니지만, 아래에서 보듯 경찰의 응급조치와 긴급응급조치의 대상은 됩니다.
2. 스토킹행위의 요건 (2023년 7월 11일 개정 반영)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어느 하나의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가.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이하 "상대방등")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나. 상대방등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다. 상대방등에게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도달하게 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이 상대방등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 라. 상대방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 마. 상대방등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등을 훼손하는 행위 바. 상대방등의 개인정보, 개인위치정보, 또는 이를 편집·합성·가공한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사.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등의 이름, 명칭, 사진, 영상 또는 신분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이 상대방등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
요건을 나누면 다섯입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할 것,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것, 대상은 상대방뿐 아니라 동거인·가족을 포함할 것, 위 가목부터 사목까지 중 하나에 해당할 것, 그로 인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이 생길 것입니다.
2023년 개정에서 실무상 의미가 큰 것은 다목과 바목·사목입니다. 수십, 수백 통의 전화를 걸어 부재중 표시만 남기는 행위가 스토킹행위인지를 두고 하급심이 갈렸는데, 다목에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나타나게 하는 행위"가 추가되어 다툼의 여지가 없어졌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뿌리거나 피해자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도 바목·사목으로 처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스토킹범죄와 법정형, 반의사불벌 조항 삭제
스토킹범죄를 저지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8조 제1항, 제2항).
개정 전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제18조 제3항이 있었습니다. 가해자가 합의를 강요하는 수단이 된다는 비판이 컸고, 2023년 7월 11일 개정으로 삭제되었습니다. 이제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와 반성은 기소유예나 양형에서 여전히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4. 2026년 4월 대법원 판결 : "지속성·반복성"을 엄격하게
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6도2108 판결은 스토킹범죄의 "지속적 또는 반복적"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차량을 약 10분간 3km가량 뒤따라갔고, 약 두 달 반 뒤 불법 유턴을 하여 약 6분간 촬영하며 뒤따라갔습니다. 1심은 그 사이 미용실 앞을 11차례 지나간 사정까지 들어 유죄로 보았고, 2심은 11차례 부분의 고의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두 차례 미행만으로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두 행위가 각각 단발성 행위여서 지속성이 없고, 두 달 반의 간격을 고려하면 반복성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파기환송했습니다.
이 판결은 양쪽 모두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고소하는 쪽은 "몇 번, 어떤 간격으로" 있었는지를 날짜와 증거로 정리해야 하고, 단발적 행위들 사이를 잇는 사정(연락, 접근, 목격)을 빠짐없이 모아야 합니다. 고소당한 쪽은 각 행위가 독립된 단발성인지, 간격이 얼마나 되는지가 핵심 방어 논점이 됩니다.
5. 법무부 개정안 : 교제폭력의 "지배·통제" 행위
법무부는 2026년 10월 26일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교제 관계에서 나타나는 지배·통제 행위, 즉 관계의 형성·유지·재개 강요, 동의 없는 위치추적 장치나 프로그램 설치, 감시 사실 고지, 개인정보 제공 강요, SNS 계정 무단 접근, 직장·학교에 허위사실이나 사생활을 알리거나 알리겠다는 협박, 교제 중 알게 된 사생활 폭로 협박, 가족·지인·반려동물에 대한 위해나 협박, 주변과의 관계 단절 강요 등을 스토킹행위에 포함하는 내용입니다. 통과되면 헤어진 뒤 "다시 만나자"며 매달리는 행위가 반복될 경우 스토킹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입법 단계이므로 시행 여부와 시기는 국회 심의 결과를 보아야 합니다.
6. 스토킹행위 단계에서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가 아닌 스토킹행위 피해를 당했을 때도 경찰에 신고할 수 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현장에 나가 스토킹행위 제지와 중단 통보,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긴급응급조치·잠정조치 절차 안내, 상담소·보호시설 인도 등 응급조치를 해야 합니다. 범죄로 나아갈 우려가 있으면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의 긴급응급조치를 할 수 있고, 법원의 잠정조치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가능합니다.
7. 억울하게 스토킹으로 신고당했다면
먼저 각 행위가 스토킹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해당하더라도 지속적·반복적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신고인에게 어떤 형태로든 추가 연락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과하려는 연락, 해명하려는 연락도 새로운 스토킹행위로 평가되고, 잠정조치가 내려진 뒤의 연락은 그 자체로 별도 처벌 대상입니다. 연락을 멈추고 바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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